인간심리 & 사회현상 53

가족이나 주변인이 강박적 성향을 지닌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

강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아가거나 가까이 지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문을 잠갔는지 수십 번 확인하거나, 손을 반복해서 씻고, 작은 실수에도 불안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처음에는 걱정이 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피로감과 답답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보이는 강박적 행동은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마음속 불안을 통제하려는 심리적 몸부림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이나 친구, 동료처럼 가까운 사람이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강박 성향이란 무엇인가강박적 성향은 일상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성격 특성입니다. 완벽주의, 지나친 책임감,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함 등으로 나타나며, 상황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성향이 너무 강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

계속 확인하는 습관, 혹시 강박장애? 반복 확인 심리의 원인과 해결법

물건을 잠갔는지, 불을 껐는지, 혹은 메시지를 제대로 보냈는지…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도 다시 확인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확인이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세 번, 네 번, 혹은 수십 번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선 심리적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심리'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확인 행동은 왜 반복될까?반복적인 확인 행동은 우리 뇌가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메커니즘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외출 직후 문을 잠갔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 다시 돌아가서 확인하는 행동은 실질적으로는 불안이라는 감정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실수를 방지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점차 그 행동이 강박적으로 반복된다면 '확인 강박'이라 ..

생각이 많아서 즐겁다 – 창의적 상상의 심리학

우리는 흔히 생각이 많은 사람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머리 아프게 왜 그렇게 생각해?” 같은 조언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생각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각이 많아서 즐거운 사람들도 있다. 상상과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고, 하나의 단어에서 열 가지의 의미를 떠올리며,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의 머릿속은 언제나 조용한 듯 시끄럽고,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창의적 상상의 심리학’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생각이 많은데 왜 즐거운가?보통 생각이 많다는 것은 걱정과 불안, 과잉 분석과 후회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 생각은 불안의 근원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움의 원천이다. ..

생각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병, PESM 증후군이란?

현대인의 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한다. 하지만 이런 사고의 반복이 지나치면 뇌는 과열되고, 삶은 피곤해진다. 이처럼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생각과 자기 감시가 일상화된 상태를 일컬어 PESM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아직 정식 정신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문화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PESM은 "Pensées Excessives Sur Moi"의 약자로, 프랑스어로 '나에 대한 지나친 생각'을 의미한다.PESM 증후군의 정체PESM은 스스로를 관찰하고 평가하는 정도가 병적인 수준에 도달한 상태를 뜻한다. 일반적인 자기 성찰이나 반성의 범위를 넘어서, 일상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며 심리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를..

국군의 뿌리는 어디인가? 독립군과 광복군을 잇는 진짜 '국민의 군대' 이야기

최근 대한민국 군의 뿌리와 정통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을 포함한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을 철거하려 했고,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국군의 기원을 1946년 미군정 시기의 ‘국방경비대’로 한정하며 독립군과 광복군의 계승을 소홀히 여긴 태도는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역사 해석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국군이 어떤 정통성과 정신적 자산을 계승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국군조직법 개정, 왜 필요한가? 현행 국군조직법 제1조는 국군을 단순히 "대한민국의 군대"로 명시하고 있다.그러나 많은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국군의 역사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국군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군, 한국광복군의 정통을 계승한 ..

욕망을 비우고 자연을 바라보는 삶 – 비교 대신 경이로 채우는 하루

왜 우리는 늘 부족한 것만 보게 될까?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내 모습보다 남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오는 세상.지금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광고와 SNS는 매일 말합니다.“이걸 가져야 행복해진다.”“남들보다 앞서야 가치가 있다.”이런 자극에 익숙해질수록,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결핍’으로 향합니다.가진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고,갖지 못한 것에 눈이 멀어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됩니다.그렇게 우리는 쉴 틈 없이‘비교’와 ‘욕망’의 굴레 속을 살아갑니다.문명이라는 이름의 속도에 지친 마음 도시의 삶은 늘 빠릅니다.알림은 쉴 새 없이 울리고,눈앞에는 언제나 더 화려한 것이 펼쳐집니다.사람들은 말합니다.“멈추면 뒤처진다.”“가만히 있으면 바보 된다.”하지만 진짜 바보는,내 마음이 지쳐가는 줄도 모른 채 ..

남의 자랑이 나를 아프게 할 때 – 박탈감과 자존감의 진짜 문제

남의 자랑이 왜 나를 힘들게 할까?“나 이번에 대기업 이직했어.”“우리는 이번에 신혼집을 강남에 장만했어.”“애가 이번에 전교 1등 했어.”이런 말을 들으면, 축하하고 싶은 마음 한편에 이상한 감정이 밀려옵니다.배가 아픈 것도 같고, 괜히 기분이 가라앉기도 합니다.‘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왜 내 인생은 저렇지 못할까’자랑을 듣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비교’라는 감정의 무대에 올라갑니다.문제는 이 무대가 내가 원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자랑의 이면 – 인정 욕구와 불안 사람들은 왜 자신의 성취를 그렇게 말하고 싶어할까요?진짜 이유는 ‘행복해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많은 경우, 그 자랑의 이면에는 불안과 인정 욕구가 숨겨져 있습니다.“내가 이만큼 잘 살고 있어.”“나도 괜찮은 사람이야.”이 ..

비교하지 않을 자유 – 남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우리는 왜 자꾸 비교하게 될까?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가족 안에서 태어나고, 학교에서 또래를 만나며, 사회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살아갑니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타인’을 의식하게 됩니다.비교는 어쩌면 당연한 감정입니다.남보다 늦지 않았는지, 내 선택이 틀린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주변을 바라봅니다.그런데 이 비교가 자주 반복될수록, 우리는 점점 내 삶의 중심을 잃게 됩니다.비교가 주는 불행의 구조 문제는 비교가 습관이 될 때입니다.SNS에 올라온 화려한 여행 사진, 타인의 결혼 소식, 성공적인 커리어, 넉넉한 경제력…이 모든 정보는 마치 나의 부족함을 증명하는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나만 이렇게 힘든가?”“왜 나는 저만큼 살지 못할까?”이런 생각은 결국 박탈감으로 이어지고, ..

죽음은 뱀의 독이 아닌 믿음에서 왔다 – 노시보 효과 실험

인간의 뇌는 때로 현실보다 더 강한 허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허상이, 현실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심리학계에서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에피소드다. 누군가는 도시전설이라 부르지만, 이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실로 명확하다. ‘믿음’은 때로 생사를 가른다.코브라에 물려 죽은 줄 알았던 사형수 한 나라의 감옥. 중죄로 사형이 확정된 한 죄수에게 어느 날 특이한 통보가 내려진다."당신의 사형은 교수형이 아닌 맹독을 가진 코브라에 물려 사망하는 방식으로 집행될 것이다."놀란 죄수는 동요하지만, 이미 판결은 확정된 상태였다. 그는 사형 집행 전날까지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리고 사형 당일. 죄수는 눈..

이 나이에도 흔들리는 나 – 당신만 그런 거 아니에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문득 불안하게 느껴진다. 재정 상황이 불안하고,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 관계는 줄어들고, 사회 속 내 자리는 점점 흐려지는 기분이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이런 감정은 나이 들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심리적 전환기’의 신호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만 그런가?”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숨기고 외면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중년의 불안은 자연스러운 변화다 – 생애 주기 이론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생애 주기 이론에 따르면, 중년기(40~60세)는 ‘생산성 vs 침체’의 갈등이 나타나는 시기다. 이 시기 사람들은 사회적 역할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며, 성취감이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