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철학 3

복잡한 인연과 양자 얽힘: 인과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누구나 ‘인연’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간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 오래전 잊고 지낸 친구의 소식,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과의 만남조차도 우리는 ‘운명’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 인연이라는 개념을 과학의 언어, 특히 **양자역학의 ‘얽힘(Entanglement)’**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면 어떨까?양자 얽힘이란?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두 개 이상의 입자가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가지는 현상을 말한다. 얽힌 입자들은 아무리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한쪽의 상태가 결정되는 순간, 다른 쪽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이 개념은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여러 물리학자들에게 오랜 시간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

조선판 매트릭스, 구운몽 –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어서다

현대의 대표적인 SF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를 떠올려 보자.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이 사실은 거대한 시뮬레이션이며, 그 안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깨달음이라는 설정. 그런데 조선 시대에도 이와 유사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바로 김만중(1640~1682)이 지은 『구운몽(九雲夢)』 이다. 이 작품은 “현실과 꿈 중 어느 것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욕망과 깨달음을 이야기한다.⸻1. 구운몽의 줄거리 – 꿈속에서 펼쳐진 인생 이야기구운몽은 불교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으로,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① 수도승 성진, 욕망의 시험에 들다주인공 **성진(性眞)**은 승려로서 깊은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선녀들에게 마..

문학과 심리학 2025.03.20

원자핵과 전자의 텅 빈 공간, 그리고 불교의 '공(空)' 사상

약 2600여년전 고타마싯타르타 라는 한 사내가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시험하며 고행을 하여 얻어낸 가르침이. 현대 20세기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으로 그 깊이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부처의 가르침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단편적으로 아는 그의 가르침이 놀랍게도 양자역학이라는 인간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학문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건 참으로 흥미로운 일입니다. 종교적 신념을 떠나 한 인간의 사유와 가르침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자는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원자 속에서 실질적인 물질이 차지하는 부피는 극히 미미합니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는 엄청난 빈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