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년, 백제는 결국 무너졌다. 수많은 전쟁과 외교, 배신과 의리, 희생과 침묵의 끝에서 무너진 왕국. 하지만 진정한 멸망은 성벽의 붕괴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무너졌을 때부터였다. 이 글에서는 백제 멸망 당시 주요 인물들의 심리, 그 이후 3년간 이어진 백제 부흥운동의 민심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의자왕의 내면: 왕이었으나, 고독했던 인간 의자왕은 일반적으로 '패망의 군주', '쾌락에 빠진 무도한 왕'으로 묘사되어 왔다. 그러나 삼국사기와 당서, 그리고 최근 낙양에서 발견된 묘지명을 통해 드러나는 정황은, 그가 외교와 국방에 있어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고민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20년 이상 당나라와의 외교전에서 반당 노선을 고수하며 독립을 유지하려 했던 의자왕은, 결국 외로운 결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