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런 세력을 지지하지?”
역사 왜곡, 친일 미화, 반민주적 언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뉴라이트 계열의 정치적 흐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것은 단순한 무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심리와 인지구조의 복잡한 작용에 따른 결과다. 이 글에서는 뉴라이트 지지의 심리적, 인지과학적 기반을 분석함으로써, 단순한 혐오나 조롱이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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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정보 처리의 에너지 절약]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와 셸리 테일러는 인간을 ‘인지적 구두쇠’로 규정했다.
즉, 사람은 복잡한 정보를 깊이 있게 분석하기보다, 감정적이고 단순한 해석을 선호한다.
뉴라이트 세력이 제공하는 내러티브 — 예: “반공=애국”, “좌파=종북”, “일본과 친해져야 산다” — 는 지나치게 단순하지만 인지적 에너지를 절약해주기 때문에 더 쉽게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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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집단 정체성과 소속감: 나의 불안을 감싸줄 울타리]
사회심리학자 헨리 타절은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특정 집단에 속함으로써 자존감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뉴라이트 지지자들은 자신을 애국자, 합리적 보수, 주류 지식인으로 동일시하며, 이를 통해 불안정한 세계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 “나는 북한을 무서워한다” → 반공 프레임에 쉽게 감염됨
• “나는 무력한 민초가 아니다” → 엘리트 보수 집단에 속한다는 인식
• “좌파는 감성적이고 비논리적” → 이성적인 보수라는 자기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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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포의 정치학: 생존 본능 자극하기]
인지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편도체(공포 반응 처리 영역)**는 빠른 판단과 행동을 유도한다.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뇌 MRI에서 편도체가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도 있다 (Kanai et al., 2011).
뉴라이트는 이 특성을 이용해 메시지를 구성한다:
• “북한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
• “중국과 북한은 하나다”
• “반일 정서는 국가를 고립시킨다”
이런 메시지는 뇌의 ‘생존 시스템’을 자극해, 합리적 사고보다 감정적 결정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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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확증편향: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한 번 특정 정치 프레임을 내면화하면, 사람은 그에 맞는 정보만 찾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한다.
이를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유튜브, 블로그, 커뮤니티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성향에 맞는 정보만 보여주므로, 뉴라이트 지지자는 자신이 옳다는 착각을 강화하게 된다.
그 결과, “나는 팩트를 보고 판단한다”는 확신 속에서 오히려 사실 왜곡의 늪에 깊이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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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복심리와 권위 추종: 잃어버린 ‘질서’를 향한 열망]
뉴라이트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을 미화한다.
이들에게 “박정희 시대는 그래도 잘 살았잖아”는 감정은 단순 향수가 아닌 질서와 통제의 회복에 대한 욕망이다.
심리학자 밥 알템이어는 이를 권위주의 성향으로 설명한다.
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상명하복을 선호
• 도전적 태도보다 복종을 미덕으로 여김
• 문제의 원인을 외부(‘종북’, ‘좌파’)에 전가
• 힘을 가진 리더에게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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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기력과 회피: 생각하지 않으려는 본능]
많은 사람들은 사실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차피 바뀌지 않아”, “다 똑같잖아”라고 말하며 정치적 무관심에 머문다.
이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상태로 볼 수 있다.
지속적인 패배감과 복잡한 이슈 앞에 정신적 회피기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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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뉴라이트의 지지층은 무식하거나 ‘악의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인지적 에너지 절약, 심리적 안정, 감정적 공포, 확증편향 속에서 점점 더 확신에 차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혐오가 아닌 깊이 있는 비판과 구조적 이해가 필요하다.
이 사회의 문제는 뉴라이트 개인이 아니라, 그들이 자라날 수 있는 불안과 정보 구조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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