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죄를 짓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기자 앞에 서고,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반복하고,
들켰는데도 모른 척, 침묵,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
단순히 윤리 문제나 정치적 성향의 문제를 떠나,
이런 인물들의 심리적 기제를 이해해보는 일은 우리 자신을 지키는 데에도 필요하다.
오늘은 뻔뻔함의 심리학에 대해 깊이 살펴보자.
1.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는 것
심리학에서 ‘수치심(shame)’은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났을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수치심을 억누르거나 아예 느끼지 않는 듯 행동한다.
이는 실제로 감정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데 익숙해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권력과 결합된 자기애적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엄청난 저항을 갖는다.
그래서 인정하기보다는 무시하고, 외면하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긴다.
2. 인지부조화에 대한 무감각
사람은 스스로를 도덕적 존재라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그 신념과 충돌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인지부조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식이 다르다.
"나는 잘못한 게 없어", "이건 모두 오해야"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끊임없이 합리화하며
도덕적 책임감을 벗어던지고, 죄책감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자기 최면과 같은 이 방식은 반복될수록 더 강력해진다.
3. 권력형 나르시시즘
자기애적 성향 중에서도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이
‘권력형 나르시시즘’이다.
이들은 자신이 특별하고 예외적인 존재라 믿으며,
법과 규범은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이런 인식은 자신의 행동이 부도덕하더라도
‘나는 국가를 위해, 조직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포장하게 만든다.
심지어 누군가 비판하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4. 도덕적 해이와 시스템의 맹점
정치나 권력의 세계에서는 책임을 묻는 구조가 약화될수록
사람들은 더 뻔뻔해진다.
이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대표적 사례다.
즉, "어차피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은
사람이 도덕성을 버리고 거짓말, 책임 회피, 거짓 해명을 반복하게 만든다.
여기에 언론의 피로감, 사회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면
그들은 점점 더 큰 소리로 뻔뻔한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된다.
5. 반사회적 성향과 어둠의 3요소
심리학에서는 이런 뻔뻔한 성향들을
'어둠의 3요소(Dark Triad)'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마키아벨리즘: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음
- 나르시시즘: 자기애가 강하고,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음
- 사이코패시: 공감 능력 부족, 죄책감 없음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결합될 경우,
사회적 책임, 도덕적 양심, 타인의 시선을 거의 고려하지 않게 된다.
이들은 전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정서적 동요 없이 책임을 회피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상황을 조작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런 사람들을 향해 계속 분노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분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의 행동을 정확히 인식하고, 기억하고, 말해야 한다.
사회는 도덕성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감시와 비판, 구조의 정비, 그리고 시민의 냉철한 인식이
뻔뻔한 권력을 견제하는 유일한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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