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사람들은 정말 부끄러움을 모를까?
뉴스나 사회 이슈 속에서, 혹은 일상 속 인간관계에서도 뻔뻔한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거짓말을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뻔뻔하게 웃으며 상황을 모면하는 사람들. 우리는 종종 그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곤 한다. “부끄러운 줄 좀 알아라.” 그러나 정말 그들은 부끄러움을 모를까?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기준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걸까?
심리학적으로 보면 뻔뻔한 사람도 수치심을 느낀다. 다만 그 ‘포인트’가 다를 뿐이다. 우리가 상식적, 도덕적으로 부끄럽다고 여기는 상황에서 그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지만, 다른 방식의 자극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기 이미지가 훼손될 때
뻔뻔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이미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강한 자아, 흔들리지 않는 권위, 성공한 모습,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물이라는 자기 서사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스스로를 동일시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큰 수치심은 자신이 공들여 만든 이미지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예를 들어, 과거의 부끄러운 행동이 폭로되거나, 감춰온 약점이 대중 앞에 드러날 때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들은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기 연출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통제력을 잃었을 때
뻔뻔함은 종종 통제력과 연결된다.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고 느낄 때 그들은 강하고 당당해 보인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질문에 당황하거나, 논리적 허점이 들통나거나, 즉석에서 반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순간, 이들은 극심한 불편함과 수치심을 경험한다. 그들에게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은 스스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개적 망신을 당할 때
사적인 비판에는 태연한 사람도, 공개적 비판에는 약해진다. 특히 대중이 지켜보는 자리, 언론, 인터넷, SNS 등에서 망신을 당하는 상황은 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조롱과 풍자, 밈처럼 예기치 않게 자신의 위상이 무너지는 형태는 특히 강한 수치심을 유발한다. 이는 단순히 체면이 구겨지는 문제를 넘어 사회적 서열 속에서 추락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 기준을 어겼을 때
뻔뻔해 보이는 사람들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남들과는 다르지만, 스스로 세운 규범을 어길 때는 자기 내부에서 수치심이 작동한다. 예를 들어, “나는 약속은 절대 어기지 않아”라고 믿는 사람이 무심코 약속을 어겼을 때, 그것이 타인에게는 사소한 일이더라도 본인은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끄러움은 외부 지적이 아니라 자기검열로부터 비롯된다.
왜 우리는 오해하는가?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지점은 ‘도덕적 잘못 = 수치심’이라는 등식이다. 그러나 뻔뻔한 사람들은 이 등식에서 벗어나 있다. 도덕보다 자기 이미지, 타인의 판단보다 자기 기준에 더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무조건적인 분노를 줄이고, 오히려 전략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준다. 예를 들어, 진실을 폭로하는 방식도 단순한 비판보다 그들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풍자와 유머가 권력을 흔드는 힘이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부끄러움의 방향이 다를 뿐, 감정은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뻔뻔한 사람들도 수치심을 느낀다. 단지 그 수치심이 작동하는 위치와 방식이 다르다. 우리는 그들이 전혀 감정이 없는 듯 보일지라도, 그 내부에는 체면, 이미지, 자기 기준이라는 자극에 반응하는 섬세한 트리거들이 존재한다. 그 다름을 이해하면, 더 정교하게 대응하고, 감정적으로 소모되지 않는 길이 보이게 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거짓말, 모르쇠, 책임 회피… 왜 어떤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까?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죄를 짓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기자 앞에 서고,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반복하고,들켰는데도 모른 척, 침묵, 그
www.interflowmind.com
독재자는 어떻게 인간의 중독성을 이용할까?
역사 속 독재자는 늘 있어왔다. 지금도 일부 국가에선 독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경제적 이득과 권력을 위해 선동과 선전을 서슴치 않고 사람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www.interflowmind.com
가짜뉴스에 빠지는 사람들, 확증편향의 위험성
소위 사이버렉카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들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위태롭게 줄타기하며 오늘도 사람들이 관심있어 할만한 주제를 가지고 컨텐츠를 만들어 냅니다. 그 컨텐츠로 인해 누군
www.interflowmind.com
🎵 함께 들으면 좋은 심리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