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심리 & 사회현상

당근마켓 약속 미루고 잠수 타는 사람들, 왜 그럴까?

interflowlab 2025. 6. 10. 17:06

 

중고거래 채팅으로 거래 약속을 잡는 스마트폰 화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이웃 간 직거래의 장점을 살려 빠르고 간편한 거래를 가능하게 해준다. 

당근마켓을 보다보면 참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공짜로 나눔 받은 물건을 되팔기 위해 나눔 받은 사람을 차단한다던지, 여기저기 찔러보기만 하는 사람 등 여러 희안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많은 사용자들이 겪는 불편 중 하나는 바로 ‘약속을 잡아놓고 자꾸 미루는 사람’ 또는 결국엔 ‘연락두절’까지 이어지는 거래 상대다. 처음에는 구입 의사가 분명해 보이던 사람이 자꾸 거래 일정을 미루고, 계속되는 핑계와 사과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연락이 두절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이 현상은 단순한 귀찮음이나 예의 부족으로만 볼 수 없다. 그 이면에는 복잡한 심리적 요인들이 얽혀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당근마켓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약속 미루기’와 ‘잠수 타기’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헤쳐본다.


1. 회피성 성격장애 혹은 불안 회피 성향

불안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바라보는 남성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래에 관심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막상 약속이 구체화되면 부담감이나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약속을 피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관계나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거래 당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고, 결국 ‘그냥 안 하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회피하게 된다.


2. 과잉 친절과 죄책감의 역설

당근마켓에서 “정말 죄송해요”, “일이 갑자기 생겼어요”라며 반복적으로 사과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거나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신의 무책임함을 인지하면서도 직접적으로 거절하지 못하고 ‘계속 미루는 방식’으로 상황을 회피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사과는 오히려 본인의 내적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


3. 충동적인 구매심리와 빠른 권태

충동구매 후 흥미를 잃은 채 방에 놓인 물건들

 

중고거래 플랫폼은 특성상 충동적인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쉽다. 게시글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건 사야 해!"라는 생각이 들어 연락을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이 식어버린다. 특히 가격이 저렴하거나 희귀한 물건일수록 충동성이 작용하기 쉽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이 식어버린 관심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거래를 미루다가 연락을 끊는다는 점이다.


4. 현실과 온라인의 분리감

휴대폰 메시지를 무시하며 침대에 누운 여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상대방의 얼굴을 직접 보지 않기 때문에 책임감이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약속은 ‘가볍게 생각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는 ‘디지털 비인격화(digital deindividuation)’라고도 불리며, 익명성에 기대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설명한다.


5. 실제 구매 의사 없는 ‘관심 유도형’ 사용자

놀랍게도 일부 사용자들은 실제로 거래할 의사 없이, 단지 심심해서 혹은 상대방의 반응을 보기 위해 연락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는 일종의 가벼운 SNS 소통처럼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에게는 심각한 민폐이지만 본인은 그다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사회적 접촉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행동이다.


6. 시간 관리 부족과 책임 회피

거래 일정을 여러 번 바꾸고 또 변경하는 사람들은 일상 속 시간 관리에 문제가 있거나 자신의 일정에 대한 주도권이 약한 경우가 많다. 또는 단순히 귀찮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성향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라고 말한 후 스스로 그 말을 잊거나, 미안함 때문에 더 이상 연락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 거래 약속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자
    시간과 장소를 확실히 정하고, 상대방의 확인을 꼭 받자. ‘언제쯤’보다는 ‘6월 10일 오후 3시, OO역 앞’처럼 구체적인 약속이 책임감을 유도한다.
  2. 한두 번 이상 미뤄지면 다른 거래처를 찾자
    상대방이 계속 핑계를 댄다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른 구매자나 판매자에게 기회를 넘기는 것이 좋다.
  3. 후기 작성 시 솔직하게 남기자
    당근마켓은 ‘매너온도’가 중요한 만큼, 반복적인 거래 회피는 다른 사용자에게도 피해가 된다. 정중하게 후기를 남기면 다음 피해자를 줄일 수 있다.

결론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친 사람들의 악수 장면

 

당근마켓에서 반복적으로 약속을 미루고, 결국 잠수를 타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불안’, ‘회피’, ‘자기합리화’, ‘충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들의 행동은 무책임해 보이지만, 심층적으로 보면 자신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내면의 불안과 감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대방에게는 분명한 피해가 되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에서도 책임감 있는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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