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 심리학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 과연 과학적으로 사실일까?

interflowlab 2025. 4. 9. 20:27

 

“나는 좌뇌형이라 논리적이고 숫자에 강한 편이야.”
“우뇌가 발달해서 감성이 풍부하고 예술적이야.”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우리 뇌를 좌뇌형, 우뇌형 인간으로 나누는 이론은 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왔습니다. 특히 성격 테스트나 학습법, 직업 유형 분석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인데요.

그런데 정말 좌뇌는 논리, 우뇌는 감성을 담당하고, 우리는 누구나 한쪽 뇌를 더 많이 사용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뇌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찬찬히 파헤쳐보겠습니다.


좌뇌 vs 우뇌: 기능의 차이는 정말 존재할까?

우선 뇌는 두 개의 반구(hemisphere)로 나뉩니다.
이 중 **좌뇌(왼쪽 뇌)**는 보통 언어, 수리 능력, 논리적 사고 등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고,
**우뇌(오른쪽 뇌)**는 직관, 예술, 공간지각, 감정 처리와 연결된다고 합니다.

이 구분은 1960~70년대에 로저 스페리(Roger Sperry) 박사의 분리뇌(split brain) 연구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간질 치료를 위해 좌우뇌를 연결하는 뇌량(corpus callosum)을 절제한 환자들을 관찰하며, 각 뇌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이 연구는 이후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이라는 개념으로 대중화됐습니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좌뇌형, 우뇌형은 오해입니다”

좌뇌와 우뇌가 함께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실제 뇌 스캔 이미지

 

오늘날 신경과학자들은 ‘좌뇌형, 우뇌형 인간’이라는 구분이 과학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1. 모든 인지 기능은 양쪽 뇌가 함께 작동합니다.
    • 언어는 주로 좌뇌에서 처리되지만, 말의 억양이나 감정 표현은 우뇌가 도와줍니다.
    • 예술 활동도 단순한 감성만이 아니라 공간 구조 파악(우뇌), 도구 사용과 순서 기억(좌뇌) 등이 함께 필요합니다.
  2. 좌우뇌는 강하게 연결되어 서로 협력합니다.
    • 뇌량을 통해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통합적으로 작동하죠.
    • 실제로 좌뇌만, 우뇌만 사용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좌우뇌 특화 영역은 있지만, ‘발달된 쪽’은 없다
    • MRI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우뇌를 비슷한 정도로 사용합니다.
    • 어떤 뇌가 ‘더 발달됐다’는 표현은 뇌 구조와 기능상 의미가 없다는 게 학계의 입장입니다.

“나는 좌뇌형 예술가형 인간”이라는 말이 왜 생겼을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여전히 “나는 좌뇌형이야”, “우뇌가 발달했어”라는 말을 하게 될까요?

논리 중심과 예술 중심 인간의 상징적 대비를 보여주는 리얼한 이미지

 

  1. 유형화는 기억하기 쉽고 매력적이다
    • 인간은 복잡한 정보를 단순화하는 걸 좋아합니다.
    • “논리적 → 좌뇌형”, “감성적 → 우뇌형”처럼 나누면 스스로를 이해하기 쉬워지죠.
  2. 심리테스트 문화의 영향
    • MBTI처럼 자기이해를 돕는 도구들이 유행하면서, 뇌 유형도 ‘개인의 정체성’처럼 여겨지게 됐습니다.
  3. 교육과 마케팅에서의 활용
    • 학습법이나 진로 선택 시, 좌우뇌 구분이 마치 과학적인 진단처럼 포장되며 널리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모두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통합적으로 사용합니다.
개인의 사고방식이나 성격은 단순히 뇌 구조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유전, 환경, 경험, 학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다만, 다음과 같은 점은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뇌는 훈련할수록 달라진다

명상을 통해 두뇌 활동이 활성화되는 극사실적 장면

 

  • 반복된 훈련은 특정 뇌 영역의 연결성을 강화시킵니다.
  • 음악가의 뇌는 일반인보다 청각 영역이 발달하고, 수학자는 전두엽의 계산 관련 영역이 활발하죠.

뇌는 유연하다 (가소성)

  • 뇌는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변화합니다.
  • 좌뇌든 우뇌든 ‘어느 한쪽이 약하다’는 것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방식의 사고는 연습을 통해 강화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뇌와의 관계를 바꾸는 첫걸음

“나는 우뇌형이라 수학을 못 해.”
“좌뇌형이니까 그림 그리는 건 포기해야지.”

이런 식으로 자신을 ‘뇌 유형’으로 제한짓는 건 자기 발전의 문을 스스로 닫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좌뇌냐 우뇌냐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유연하게 사고하고 변화할 수 있는가입니다.

뇌는 여러분이 쓰는 방식대로 달라지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성장합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자신을 “좌뇌형/우뇌형” 대신,
균형 잡힌 뇌 사용을 연습 중인 사람”이라고 불러보면 어떨까요?


마무리하며

좌뇌형, 우뇌형이라는 단순한 이분법보다는
뇌의 놀라운 협력과 유연함에 주목해보세요.
우리 뇌는 늘 당신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